| 거울 앞에서
| 간이역 | 2005-10-29 오후 5:07:43
| 류지면.jpg ()


거울 앞에서


신옥란


외출을 하려다 문득
그의 시선에 몸이 묶였다
그가 나를 읽고 있다
내 몸 어딘가에 수줍은 하늘이 흐르고
그리움 아득한 낮달 하나
만삭되어 흐른다
누군가를 키우고 다듬는 일
비어있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다
서른 고개 넘어서야 비로소 울려오는
그의 투명한 언어
가슴속 깊숙이 손 밀어 넣어
어둠을 끌어낸다
묵직하다
비릿한 어지러움으로 잠시
휘청했다
그가 내 안에 들어와 앉는다
다시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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