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그곳에 가보고 싶다
불러주는이 없어 모두
이름을 달지 못한 그 곳
내가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긴 목줄기는 산맥이라 하자
타는 눈길이 끝을 잃고 바람이듯
발끝에 미끄러지는 곳
그곳을 무덤이라 하자
넓은 들은 온통 살빛이고
하얀 매밀 꽃이 넘실대는 곳
우리, 가슴이라 하자
처음 우주에서 내려올 때
어느 하느님이 목을 축이시던 샘터
지금은 마른 우물 그곳을 고향이라 하자
유혹하듯 바람이 인다
흰 파도가 물살을 일구고
출렁이는 바다가 나를 끌어안는다
키를 넘는 수초 사이를 헤집고
나는 애무한다
뜨거운 해일이 온몸을 덮쳐온다
부푼 땅이 심하게 요동을 치고 나서야
어둠이 스러진다
차마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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