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개울
동두천 조금 지나 초성리에서 오른쪽으로 굽어 들면
열 두 개울이 있습니다. 온 산에 눈이 가득한 날 찾아가
면 더욱 운치 있고 자동차에 기름이라도 달랑달랑하면
더 제 맛입니다.
초입의 구멍가게를 지나 오른쪽에 있는 군부대를 보면
위병들이 서 있는데 꼭 누구네 아버지 옛적 모습 같습니
다. 아직 군기가 들어 뵈는 자세는 해가져도 잘 보입니
다. 흰 눈 때문만은 아닙니다.
열 두 개울이라 해서 개울만 세지 마십시오. 지금은
다리를 놓아 셈하기 힘들 뿐 아니라 이렇게 눈이 많이
쌓인 날이면 더욱 숫자는 희미해집니다. 그저 하얀 산만
바라보면서 올라가십시오.
건너편 산 자락이 좀 가팔라 보이고 큰 나뭇가지에서
눈꽃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아쉬워 말고 숨을 조금 고르
십시오. 오른쪽 언덕 어디쯤 허름한 오두막이 하나 있을
것입니다.
장작 타는 냄새가 나고 아저씨 사투리에 경상도 쪽 가
락이 배어 있으면 맞습니다. 쉬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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