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집일기
| 간이역 | 2005-10-29 오후 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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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집일기


가영심


자존의 낡아버린 빈둥지만 남아있는
내 안에서 불현듯 꿈꾸던 추억의 애벌레가 기어나온다

젊은 날 끝없던 열정의 망으로 낚아채 오던
희망 사랑 그리고 고뇌라는 이름들의 곤충들이
어느새 다 빠져나가 버린 채
텅 빈 가슴에다 나도 모르게 압정들을 무수히 꽂고 살아왔다

나도 가끔은 압정들을 빼어 버리고 싶다
압정 빼어낸 자리마다엔 침봉처럼
향기 가득한 후리지아 한 송이씩 꽂아보고 싶다

내 가슴에도 어느 날
꽃망울 터뜨리며
노오란 후리지아 꽃입술들 일제히
아 애 이 오 우
음치교정을 위한 발성연습처럼
때로는 나도 새로운 변신을 꿈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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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쟁이 마을 처녀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