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 황규진 | 2011-01-07 오후 3:58:10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하고 오래 살기 위해서는 많이 먹어야 하는 게 무엇일까? 답은 "나이"이다.
 
  나이는 그 단계마다 특징이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자크 루소는 저서 '에밀'에서 '10대는 과자에, 20대는 연인에, 30대는 쾌락에, 40대는 야심에, 50대에는 탐욕에 움직인다'고 주장했다. 외국 격언집에는 '20대에 용모가 수려하지 않고, 30대에 건장하지 않고, 40대에 부자가 안되고, 50대에 현명하지 않은 사람은 평생 수려, 건강, 부자,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없다'라는 표현도 나온다. 볼테르가 지적했듯이 '해당 나이대의 지혜를 못살리면 그 나이의 어려움을 가진다'는 말이다.
 
  나이는 반드시 세월만큼 먹는 게 아니라, 남자와 여자가 달리 먹는다고 한다. 남자는 자기가 느끼는 만큼 먹고, 여자는 남에게 그렇게 보이는 외모만큼 먹는다고 한다. 남자 나이는 감정이 먹고, 여자 나이는 얼굴이 먹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느 나이대가 가장 행복할까? 한국의 한 여류시인은 '내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40대를 한번 더 살고 싶다'고 했다. 프랑스 속담은 40대를 '청춘의 노년기', 50대를 '노년의 청춘기'라고 했다. 쇼펜하워는 '인생의 처음 40년이 本文이라면, 나머지 30년은 註釋이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런 표현들은 수명이 길어진 현대에는 좀 맞지 않는다. 중국의 시인 두보가 나이 70이 드물다고 해서 '古稀'라고 했지만, 지금은 20년쯤 더한 90을 고희라고 해야 할 것이다.
 
  늙은 말이 길을 잃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듯 사람도 보통 나이를 먹을수록 슬기로워지고, 현명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가 현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철들자 망령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늙어 죽을 때까지 철이 안드는 사람도 있다.
 
  또 한해가 바뀌었다. 속절없이 나이만 먹어간다고 탄식할 일이 아니다. 사람의 일생은 나이의 集積이다. 그때 그때의 인생을 충실히 산 사람이 잘 산 사람이라고 했다. 모두들 한 살 더 먹었으니, 그만큼 현명해지고, 鎭重해질 일이다. 
 
- 옮긴 글
| 인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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