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마음을 주고 싶은 친구 *** 
 생각이 깊은 친구를 만나고 싶네
 그런 친구는 정신이 건강하여
 남의 아픔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으려 하진 않겠지
 
 머리에서 발끝까지 명품을 두르고
 몇 푼 안 되는 콩나물 값에
 핏대 세우는 까탈스런 친구보다는
 조그만 기쁨에도 감사할 줄 알고
 행복해서 죽겠다는 표정으로
 목젖이 다 드러나도록 웃을 수 있는
 친구를 만나고 싶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빨간 립스틱 쓱쓱 문질러 바르고
 비 오는 날 예고 없이 찾아와서는
 애호박 채 썰어 전을 부쳐 먹고
 변두리 찻 집에서 커피 한잔을 마셔도
 마음이 절로 편한 친구였으면 좋겠네
 
 때로는 억울한 일 횡재한 일 울다가 웃다가
 소낙비 내리듯 거침없이 쏟아부어도
 그저 넉넉한 가슴으로 그래 그래 하며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삶의 긴장을 풀어주는
 큰 나무 같은 친구였으면 좋겠네
 
 마음 씀씀이가 비 그친 하늘 닮은 친구 하나
 내 우정의 빈터에 조심스레 들이고
 
 그에게 가장 미더운 친구
 그에게 가장 순수한 친구
 그에게 가장 힘이 되는 친구
 
 그에게 가장 의지가 되는 친구로
 나도 그의 맑은 하늘이 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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