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월...오세영 *** : : : : 바람은 꽃향기의 길이고 : 꽃향기는 그리움의 길인데 : 내겐 길이 없습니다. : 밤꽃이 저렇게 무시로 향기를 쏟는 날, :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 님의 체취에 :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기 때문입니다. : : 강물은 꽃잎의 길이고 : 꽃잎은 기다림의 길인데 : 내겐 길이 없습니다. : : 개구리가 저렇게 : 푸른 울음 우는 밤, : 나는 들녘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 님의 말씀에 : 그만 정신이 황홀해졌기 때문입니다. : : 숲은 숲더러 길이라 하고 : 들은 들더러 길이라는데 : 눈먼 나는 아아, : 어디로 가야 하나요. : : 녹음도 지치면 타오르는 불길인 것을, : 숨막힐 듯, 숨막힐 듯 푸른 연기 헤치고 :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 강물은 강물로 흐르는데 : 바람은 바람으로 흐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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