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월의...
| 황규진 | 2010-05-03 오전 8:23:23
*** 오월의 시 / 이해인 ***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오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 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오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 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 내는 오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되게 하십시오
| 내 안의...
| 꽃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