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말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떠나고
오지 말라고 해도
어느새 옆에 다가서 있는것
비처럼
눈처럼
바람처럼
그저 그렇게 왔다가 사라지는것
눈을 감아도
눈을 뜨고 있어도
보일듯 보이지 않는
언제나 강물처럼 흘러 가는것
사랑도
추억도
모진 그리움까지도
있는 듯 없는 듯 머물고 있는것
세월은 막다른 길이 없습니다.
어제나 하늘을 나는 새처럼
그냥 그렇게 흐르고 있습니다.
아 벌써라는 말....
세월을 살아가면서 쓰면 안되는 말인줄 알면서,
또 오늘도..
아 벌써 라는 말..
여기 저기 꽃 아지랑이 피어올라
봄인줄 알았더니....
장대 같은 비 몇번 뿌려대며
도시에 아스팔트 뜨겁게 달구어 놓던
여름이었네...
또 내 입에서 아 벌써라는 말 한마디에
국화꽃 향기에 취해 콜록거리며
찬바람 부는 가을이 다가오겠지...
나뭇잎은 떨어져 땅에 뒹굴고
앙상한 나무들 가지 사이로
친구들을 볼때마다 내 아버지처럼
흰 머리는 늘어만가고....
깊게 패여가는 주름 속에서
계절이 바뀌는줄 모르고
오늘도 묵묵히 살고 있나 보다...
(좋은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