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
내 사촌 스산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고
이내마음 나도 몰래 가슴 눈물 흐른다.
열매로 설레고 찬바람 맞을 준비에
바쁘기만한 가을아
달빛창문을 두드리며 상념을 몰고 온
내 친구 가을아
제발 올 가을만은
이내 가슴 울리지 마라
온 밤 내내 감나무에 걸린 은하수가
찬찬란란 시간을 엮고 있다.
아물지 않고 설레는 상현달이
뭐라고 말을 하고
달빛아래 혼자 좋아 뛰는 저 강아지는
어찌 그리 내 모습과 같은가?
내가 사는 존재의 이유가
바로 이 날을 위해서인가?
이 기쁜 날을 위하여
그토록 많은 열병을 앓아왔단 말인가?
- 소 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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