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소리
(파아란 가을 하늘)
코끝에 스치던 바람이
살랑이며 살결에 머물다
한걸음 물러나 갈 향을 부른다.
길가 코스모스 꽃잎에 맴돌던
작은 잠자리 한 마리
갈 바람타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어느새
가을은 소리 없이 다가와
여름 정렬 속에 저만치 머물던
살찐 그리움을 토해 내고
살포시 웃음 지며 윙크하는
초가을 저녁 노을빛은
갈 하늘을 붉게 물들여 간다.
가을이 오면
동구 밖 입구 기다림에 서성이는 자신을 보며
가을이 오면
콧등에 춤추는 바람과 소근 거리는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가을이 오면
너울거리는 옷자락의 흥겨움에 엷은 미소를 바라보게 된다.
바람,
설레는 바람과 함께
넘실거리며 또다시 찾아온 이 기다림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담 넘어 찾아오는 발자국소리에 귀 기우리며
둥근 달을 마음속 한가운데 그려보고
다시 한 번 밖을 두리번거립니다.
행여 바람에 기다린 소식이 오지 않으려나. 하며~.
설레는 바람 냄새…….
일찍이 겨울 채비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
가을 전어의 싱싱한 맛…….
집을 떠나 발길 닿는 곳에 머물고 싶은 마음…….
가을 타느냐고 물어오는 질문들,
그런 가을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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