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직장인의 기도
| 황규진 | 2007-08-29 오후 12:51:52




      「어느 직장인의 기도」

      매일 아침 기대와 설레임을 안고 시작하게 하여 주옵소서.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나로 인하여 남들이
      얼굴 찡그리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상사와 선배를 존경하고
      아울러 동료와 후배를 사랑할 수 있게 하시고
      아부와 질시를, 교만과 비굴함을 멀리하게 하여 주옵소서.

      하루에 한 번쯤은 하늘을 쳐다보고
      넓은 바다를 상상할 수 있는 오붓한 시간을 갖게 하여 주옵소서.
      한 가지 이상의 취미를 갖게 하시어
      한 달에 하루쯤은 지나온 날들을 반성하고
      미래와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시인인 동시에 철학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작은 일에도 감동할 수 있는 순수함과
      큰 일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대범함을 지니게 하시고
      적극적이고 치밀하면서도 다정다감한 사람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실수를 솔직히 시인할 수 있는 용기와
      남의 허물을 따뜻이 감싸줄 수 있는 포용력과
      고난을 끈기 있게 참을 수 있는 인내를 더욱 길러 주옵소서.
      직장인 홍역의 날들을 무사히 넘기게 해 주시고
      남보다 한 발 앞서감이 영원한 앞서감이 아님을 인식하게 하시고
      또한, 한 걸음 뒤쳐짐이 영원한 뒤쳐짐이 아님을 알게 하여 주옵소서.

      자기반성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게 하시고
      늘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매사에 충실하여 무사안일에 빠지지 않게 해 주시고
      매일 보람과 즐거움으로 충만한 하루를 마감할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이 직장을 그만두는 날 또한 생을 마감하는 날에
      과거는 전부 아름다웠던 것 처럼 내가 거기서 만나고 헤어지고
      혹은 다투고 이야기 나눈 모든 사람들이 나를 보며
      살며시 미소 짓게 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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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마르지 않는 그리움으로
| 커피처럼 그리운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