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운 우정 긴인연
| 황규진 | 2007-06-18 오전 9:16:49


      *** 짧은 우정 긴 인연 ***


      상심을 안고 이별을 고했던
      옛 동호회의 회원으로부터
      뜻밖의 전화가 왔다.
      울산의 바다가 보고 싶어
      지금 당장이라도
      그곳엘 가고 싶다고

      인사치레로 그러려니 싶어
      언제든지 오라고 하자
      농담처럼 한 시간 뒤에 도착한단다.
      비행기에 몸 하나 달랑 싣고
      거침없이 다가오는 그처럼
      나도 내 하루를 조건 없이 비워야 했다.

      그가 마지막 비행기로
      서둘러 돌아갈 때까지
      서너 시간의 짧은 체류는
      어쩌면 평범한 내 일상에 있어
      크게 다를 바 없는
      그렇고 그런 시간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바다를 핑계 삼아
      어렵게 나를 찾아준
      그의 우정이 너무나 고마웠기에
      함께 한 인연의 무게를
      넘치는 술잔으로 가늠해 보며
      때 이른 낮술로 벌겋게 취해 버렸다.


      글 사진: 쉬리 변재구
      배경 곡: Vincent / Don Mcl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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