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딴...
| 황규진 | 2007-06-20 오전 10:48:46





      ***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 이해인

      나는 문득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누군가 이사오길 기다리며
      오랫동안 향기를 묵혀둔
      쓸쓸하지만 즐거운 빈집

      깔끔하고 단정해도
      까다롭지 않아 넉넉하고
      하늘과 별이 잘 보이는
      한 채의 빈집

      어느 날
      문을 열고 들어올 주인이
      "음, 마음에 드는데......"
      하고 나직이 속삭이며 미소지어줄
      깨끗하고 아름다운 빈집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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