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르는 강물처럼
| 황규진 | 2007-05-10 오전 11:04:31





      *** 흐르는 강물처럼 ***

      나를 흐르게 하소서.
      시작은 작고 약하지만 흐를수록
      넓어져 언젠가 바다에 이를 때
      그 깊이와 넓이에 놀라지 않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어느 때는 천천히 어느 때는 빠르게,
      어느 때는 바위에 부딪히고
      어느 때는 천길 날길 낭떠러지에
      떨어진다 해도 변화와 새로움에
      늘 설레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강가의 땅을 비옥하게 하여
      그곳의 식물들이 철을 따라
      아름답게 꽃 피우고 좋은 과일을
      풍성히 맺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늘 내 가슴이 출렁이게 하시고
      그 기운이 하늘로 올라가 비와 이슬로 내릴 때
      사람들의 마음이 촉촉해지도록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내 등에 나룻배를 띄워 사람들의
      삶과 사랑이 끊임없이 서로를 오가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모든 것을 받아들여도 내 안이
      썩지 않게 하시고, 나아가 늘 새로운
      사랑의 이야기를 만들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지나온 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새날은 새 길의 기쁨으로 걷게 하소서.

      출처 : 정용철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 더 깊은 눈물 속으로
| 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