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잔의 술
한잔의 술은 겨울의 끝에서
무척 외로웠던 어느 날
난 나의 많은 것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더 많은 외로움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마시고
두잔의 술은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구체적으로 누구를 무엇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생각지도 않은 채
그저 나의 정체 모를 외로움을
잊기 위해 마시며
석 잔의 술은 찬바람 부는 저녁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 채워지지 않은
나의 빈 가슴 때문에 마셔본다...
외롭고
슬픈 사연에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기엔 제격이라고 생각하며
넉 잔 째 마시고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잊기 위한 몸부림 속에서의
다섯 잔 째를 비우고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한
여섯 잔의 술을 입에 넣고는 생각해본다...
그 모든 것이 소주 여섯 잔에
시름을 잊고 내일에 활력을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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