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몸시82 - 無何有마을
| 알몸시인 | 2006-01-14 오후 1:09:09
알몸시82 - 無何有마을
 
    普心 윤수진
 
 
엎드리고 쭈구려
발버둥쳐도 보이지 않고
알수도 없는 막막함
그 막연함을 찾아 나선다
 
지극히 높은 곳을 바라지도 않았고
매우 고상한 자태도 지니지 못해
누구 하나 그  무엇 하나
나와 비슷한 길 동행할 자 없었다
 
이리 저리 이쪽 저쪽 사방에
훈기를 보내며 따지지도 않고
윗목 아랫목 높고 낮음 가릴 것 없이
저울로 측량하지도 않으며
욕심과 근심꺼리가 스스로
저물길 기다렸다
 
이 마을 삶 거두고 먼 길 나서는
형의 뒷모습도 잡아주지 못해
애닲은 어무이 아부지의 곡소리도
그 마을에서는 들을 수 없었다
 
보여지는 것들을 다시 해석했고
사라지는 것들도 아름다움이란 옷입혀
음각화 시켰다
 
너와 나 나와 너 우리 모두
절대적으로 사랑해야 할 일에
깊숙히 끼어들어야 하고
피어나라 할 때 피어나
기꺼이 이승에서 못 뿌린 씨앗
수태시켜 번성시켜야 했다
 
있다는 것은 반드시 사라져야 했지만
귀하게 사라진 것들은 반드시
다시 들추어져 잊혀지지 않는
무엇이 되게 하기 위하여... ...
 
2005년 12월 21일
시집 안 보낸 졸시
普心 윤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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