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모자이크 방
| 간이역 | 2005-12-13 오전 9:03:28
모자이크 방
 
전기철


내 안에는 방 하나가 있다. 소설 책 한 권도 들어가기 힘든 작은 방 하나가 있다. 그 방에 한 여자를 재운다. 여자는 방이 너무 좁다며 투정이다. 내 자리마저 내주고 겨우 창문에 매달려 있으면 여자는 또 다른 방을 새끼친다. 한 방이 두 방이 되고 두 방이 네 방이 된다. 그녀가 낳은 방들, 나는 기침 몇 마디씩을 뱉어 놓지만, 방에서는 기척이 없다. 날이 새면, 무정란의 방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흉터로 남아 있다. 낮 동안 내내, 잠들어 있는 여자를 깨워 보지만, 생활이 없는 여자가 깨어날 리 없다. 아무리 힘껏, 하루를 소모해 보아도 빈 방은 채워지지 않는다.


*시-현대시 12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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