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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경 들여다보기
염순자
묵직한 아침신문에는 간밤에 일어났던 인간사보다 더 근 나가는 광고지가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박은 허물거리고 거무튀튀한 활자보다 화려하고 군침 도는 원색의 지도들 무엇이든 팔겠노라 나를 걸어놓고 서로 다른 화살표로 호객을 한다
- 본래 값이 없는 할인점 전단지에는 영께가 나무도마 납작 엎드려있다 꽁지깃 잃은 엉덩이를 하늘로 놓고 머리에는 파슬리를 뒤집어 쓴 채 온몸이 벌개지도록 들썩거리고만 있다 퍼덕이던 깃털 다 잃고 핏 빛 내비치는 가죽 하나 남았으니 제 몰골이ㅑ 말로 참으로 흉하고만 ₩1.280 바코드 붙인 생닭 그 놈이 차마 얼굴 묻고 키득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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