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지경 들여다보기
| 간이역 | 2005-10-29 오후 5:09:00
| 김경섭.김동진.jpg ()


요지경 들여다보기


염순자


묵직한 아침신문에는 간밤에 일어났던 인간사보다
더 근 나가는 광고지가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박은 허물거리고 거무튀튀한 활자보다
화려하고 군침 도는 원색의 지도들
무엇이든 팔겠노라 나를 걸어놓고
서로 다른 화살표로 호객을 한다

- 본래 값이 없는 할인점 전단지에는
영께가 나무도마 납작 엎드려있다
꽁지깃 잃은 엉덩이를 하늘로 놓고
머리에는 파슬리를 뒤집어 쓴 채
온몸이 벌개지도록 들썩거리고만 있다
퍼덕이던 깃털 다 잃고
핏 빛 내비치는 가죽 하나 남았으니
제 몰골이ㅑ 말로 참으로 흉하고만
₩1.280 바코드 붙인 생닭 그 놈이
차마 얼굴 묻고 키득대고 있다




| 어머니는 꽃으로 오신다
| 보, 가위, 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