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소리 - 주요환
| 간이역 | 2005-10-14 오후 4:42:25
빗소리

주 요 환

비가 옵니다.
밤은 고요히 깃을 벌리고
비는 뜰 위에 속삭입니다.
몰래 지껄이는 병아리같이.

이즈러진 달이 실낱 같고
별에서도 봄이 흐를 듯이
따뜻한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이 어둔 밤을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다정한 손님같이 비가 옵니다.
창을 열고 맞으려 하여도
보이지 않게 속삭이며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뜰 위에, 창 밖에, 지붕에,
남 모를 기쁜 소식을
나의 가슴에 전하는 비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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