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 부는 날 - 박성룡
| 간이역 | 2005-10-14 오후 4:44:52
바람 부는 날

박 성 룡

오늘따라 바람이
저렇게 쉴 새 없이 설레고만 있음은
오늘은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여희고만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일까.

풀잎에
나뭇가지에
들길에 마을에
가을날 잎들이 말갛게 쓸리듯이
나는 오늘 그렇게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여희고만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일까.

아 지금 바람이
저렇게 못견디게 설레고만 있음은
오늘은 또 내가
내게 없는 모든 것을 깨닫고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일까
| 풀잎 - 박성룡
| 의자 - 조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