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을 산다
| 간이역 | 2005-10-29 오후 5:06:06
| 강동헌.jpg ()


봄을 산다


동미경


1000원이라고 쓰여진 새순이
시장 모퉁이에서 툭 터져 문안 인사를 하고 있다
꽃샘추위 놀리던 가녀린 줄기는 싹이 올라
비상구 밖으로 비집고 나오고 있고
새색시처럼 화안한 얼굴 이고 나와서인지
향기가 햇살 속에 제대로 달구어졌다
봄나물이 계절을 타듯이 단숨에 3월을 삼키고 있다
수북한 시장 아주머니의 덤에 깨물린 동네 아낙들
수줍게 몸 달은 냉이를 봄 축의금 건네며 산다
나도 단돈 1000원에
긴 잠에 절여진 겨울을
된장국 속에 풀어버리려 봄을 산다.



| 목에 가시
| 어딘가에서 올지도 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