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역 50
| 간이역 | 2005-10-29 오후 5:04:22
| 이영우3.jpg ()


부천역 50


금미자


견통에 시달려 잠을 깬 아침
찌뿌둥 무거운 육신.
바쁜 출근길
D병원 장례식장 앞을 지난다
늘 그랬듯이 몇 걸음 멈추고
어둠 속 지하 영정 속 얼굴들과 목례를 하고
고통도 슬픔도 없는 또 다른 삶을 위해 떠나는
영혼 하나하나에게
이승의 마지막 악수를 건넨다

이렇게 무겁고 힘든 아침
아무런 의미 없는 나의 오늘은
그들이 그렇게도 갈망했던 내일.
갑자기 미안한 생각이 들어
새끼손가락 오그려 영혼들과 약속한다
당신의 내일, 아니 나의 오늘은
헛되이 시간 죽이는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

눈을 들어 바라본 아침 하늘엔,
여유로운 새털구름의 유희

견통이 사라졌다
온 몸이 새털처럼 가벼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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