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저녁의 詩 - 김춘수
| 간이역 | 2005-10-29 오후 1:38:01
가을 저녁의 詩

김 춘 수

누가 죽어가나 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 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에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 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 국화옆에서 - 서정주
| 아주 투명한 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