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벗는 것이다 푸르고 단정하던 껍데기를 벗어 던지는 것이다여름 날 숨막히게 내리 쪼이던 햇살 앞에서도 당당했고온 몸에 퍼부어 대던 굵은 물줄기에도 한 점 흐트러짐 없던 푸르름바위틈에 바람이 일고 흰 눈발 펄펄 하늘로 가는 날에도 담담하게 서있으려니 했는데훌훌 옷을 벗는 것이다 저렇게 벗어 던지면 더 아름다운 것을 기어이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