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의 꿈
라일락 향이 창을 기웃거리는 날이면 한 통의 편지를 받고 싶다
낯선 이름을 달아도 좋다 아니 이름이 없어도 좋다 열어보면 그저 뜨거운 눈물이 솟는 속절없는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낮에 보아도 달빛이 서리고 밤에 읽어도 어둠이 빛나는 고적한 상상이 겨울 해 보다 긴 촉촉한 그리움 묻어 있었으면 좋겠다
유리창 가득 빗물 같은 기다림이 잠긴 커피숍에서 하루종일 누군가를 바라 볼 수 있는 지독한 희망이 희망이 아닌 또박또박 작은 글씨로 쓰여진 분홍색 얇은 편지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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