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발목도 못 담글 햇살이 조금씩 방바닥을 밀고 들어오자 와락 달려 붙는 상념들 그리웠던 것 사랑스러웠던 것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잃어버린 시간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어도 될 미움들 외할머니의 굽은 허리처럼 무거운 곡선으로 끝내 못 버린 내 성질같이 꺾어진 채 더러는 짧게 더러는 힘이 빠져 색이 바랜 모습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