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우주

 

나는
당신의 나라에 사는 나무입니다
아침마다 영롱한 이슬을 받아
당신의 가슴을 맑게 채워주는
푸른 나무입니다
당신이 한 낮 뜨거운 햇살에 눈부시면
일어서 당신의 볼에 무지갯빛 그림자를 만드는
나는 잎 너른 나무입니다
낮게 울리는 당신의 속삭임에도
잎새를 온통 붉게 물들게 하여 세상을 불태우는
사랑의 나무입니다
비가와도 가지에 겨울바람이 매달려도
당신의 나라에 튼튼한 사랑이 자라도록
언제나 당신을 품안에서 지켜주는
뿌리깊은 나무입니다

당신은 오직
나의 세상에서만 피어나는 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먼저
내 입술에 향기롭게 스며드는
안개 보다 신비로운 꽃입니다
내가 힘들 때면 언제나
사랑의 무게만큼 꽃받침을 받쳐주며
활짝 웃어주는 참으로 아름다운 꽃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면 아무도 몰래
나에게만 당신의 이름을 부르게 해주는
그런 비밀스런 꽃입니다
어쩌다 내가 나의 눈빛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하얀 눈꽃 속에서도 금방 찾아내는
날마다 보아도 당신의 끝을 알 수 없는
내 가슴에 늘 지지 않고 피어있는 신화 같은 꽃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마음속에
집을 짓고 사는 작은 우주입니다
한쪽이 없어지면 남은 한쪽이 소멸하고 마는
당신은 나에게 나는 당신에게
없어서는 안될 불꽃이요 생명입니다
끝없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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