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리의 봄
치마는 입었을까 속살은 무슨 색깔일까 저 바다 갈매기와 함께 질펀한 바람을 즐기다가 뭍에 돌아오는 길을 잊지나 않았을까 골짜기에 매어 두고 떠났던 꿈들은 벌써 조금씩 눈 붙은 산자락을 밀치며 포구로 포구로 입질을 하는데 수평선에서 머뭇거리며 아직도 뭍에 닿지 못하고 있는 봄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도대체 무슨 마음일까 와락 달려나가 끌어안아 보고 싶지만 혹 겨우내 무슨 딴 생각을 하였는지 어느 가슴에 사랑을 쏟았는지 다 털어 내고 나오라 하면 이걸 어떡하나 돌아가는 배 이미 끊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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