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가을

그 해 가을

 

 

소포가 왔다

하늘 한 장이 들어있었다

서운한 마음에 다시 한번 들여다보니

하얀 구름 몇 장 기러기 몇 마리

호숫가에 화르르 날아오르던

나뭇잎 한 줌

함께 들어있었다

 

바람이 숨어살던

조붓한 오솔길, 간간이 소리 내 울던

키 큰 미루나무 가지들

그 등 뒤에 기대 나누었던

짧은 입맞춤

황홀한 적막까지

 

오늘

그 해 가을이 보낸 소포 하나를 받고

한 참을 울었다

마른 눈물로

 

 

 




| 저녁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