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련

애련哀戀

 

 

수상한 게다

저기 올라오는 사람

명성산 억새 수런거리며

몸을 흔든다

 

손을 잡지 않은 것을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시린 하늘을 바라보는 눈빛이

어째 이상하다

 

단풍은

아픈 가슴만큼이나 붉고

바람은 놓친 사랑만큼이나

애달프다

 

휘휘 울어대는 하얀 억새밭에

여린 날갯짓으로 속말을 나누는

저기 저 두 사람, 못할 사랑

하는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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