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겨울나무

 

 

쳐다보지 마십시오

더구나 측은한 듯한

그 눈빛으로는 제발

 

어쩌다

무성했던 잎들 다 놓치고

앙상한 가지로 혼자 서있나

 

매섭게 흔드는 차가운 바람

언 살 위에 뿌리는 눈발에도

오직 우두커니 한 침묵을

 

제발이지

동정이나 센티멘털이나 하는 식의

가벼운 이름으로 더럽히지 마십시오

 

하늘과 땅의 뜨거운 피가 섞여

무딘 살을 태우며 새순을 만들고 있는

내 치열한 격정의 창조 작업을

어찌 안다고

 

 

 




| 동막리에서
| 기어이 가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