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이 가는 봄
기어이 가는 봄
얼굴이 이뻐서가 아니라
아직은 청순하고
어깨에 세월이 좀 묻어있기는 하지만
볼수록 눈이 한 번 더 가는 매력이 있어
좋았다
행여 바람불어
화사한 볼에 기미라도 끼일까
창문 열어두고 노심초사
지켜보았건만
내내 기다리던 편지는 오지 않고
뎅그러니 책상위에 혼자 사는
전화기도 울지 않는 날
서러운 5월이 가는 마지막 날
불쑥 따라나서는 봄
잡을 수도 붙들 수도 없는 저 봄
새벽꿈처럼 스르르
손아귀를 빠져나가는 사랑
그래 한 번은 꼭 잡고 말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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