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마을

양지마을

 

 

누추한 골목을 때 묻은 전선들이

힘겹게 받치고 있어도

오후의 아이들은 해맑다

 

손수레가 겨우 올라가는 언덕길

거우듬하게 비치는 그림자가

경사를 낮추어 주는

서로가 있어 서로 행복한 동네

 

퀴퀴한 곰팡이들이나

여기저기 부서진 담벼락들

더러 빈집의 공허한 무채색들조차

아이들에겐 즐거운 놀이터다

 

여기 오래 살면 추억이 남을 것 같아요

친구들과 놀던 그리운 추억,

꿈 많은 12살 지예가 사는

서울의 음지 같은 양지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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