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로수
벗어버린 나무와
벗겨진 나무
벗은 듯이 보이는 나무가
한 줄로 서서 싸우고 있다
푸른 과거나
한때의 황금빛 찬란함은
이제 어디에도 없지만
마지막 남은 몇 잎을 붙잡고
놓지 않으려는 욕심
그 욕심을 못 이겨 끝내
바람에 찢겨 상처 난 가지들
우우 소리치는데
일찍이 벗어버린 나무만
패전의 깃발을 달고도 자유롭다
가진 것이 없어 가장먼저
하늘에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