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네샵의 아이들
톤네샵의 아이들
참으로 맑았다
누가 저 황토색 호수를 더럽다고 했는가
줄지어 늘어선 추레한 가옥들
가는 나무기둥 하나에 온 가족을 지탱하고
하늘에 기댄 하루 밤, 그래도
어두운 기색은 하나도 없다
쏜살같이 내달리는 조각배나
여기저기 정박한 가파른 빛살
파도를 타고 넘는 능숙한 억척
무엇을 보아 이 삶이
탱탱하다 하지 아니하겠는가
섬처럼 떠 있는 가난도
뱃전을 부딪치는 서글픈 역사도
이 톤네샵*에서는 모르는 일
바나나 한 다발에, 1달러에,
젖은 머리칼을 넘기며 손 인사를 하는
저 해맑은 웃음을
멀어지는 아픔을
어찌 맑다 하지 아니하겠는가
* 톤네샵 : 캄보디아에 있는 호수, 빈민들의 수상가옥이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