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혼자서 쳐다보는 하늘이 왜 그리 시린지

소매 끝에 바람 한 점 묻지 않아도
어깨가 가늘게 떨리고
눈가에 마른 물기가 반짝이는지
어둠이 하얗게 바랜 아침
찢어진 편지지를 날리듯 흩어지는 눈발아래
왜 그렇게 울음이 나오는지

땅 속 깊이 다리를 묻고 서있어도
어찌하여 온 몸이 비틀거리는지
밤을 지샌 귀앓이에 세상 인연을 끊고
아픔을 삭여 가지 끝에 보내 보지만
어찌 속껍질 마저
차가운 불면에 빠져드는지

우두커니 서서
목젖이 아프도록 바람을 삼키다가
삭정이를 쪼아대던 딱새 마저 떠나간 날
서럽도록 적막한 이 낯선 사실이
부디 사실이 아니었음을




| 그것을 알면서도
| 새로 이름을 지은 어느 풀꽃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