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 이었을까

 

양수리 가을 햇살에 강변 들국화 수줍었다 너울은 춤을 추었다 산자락을 잡고 있 던 바람 스렁스렁 옷을 벗고 하늘로 오르고 이따금 적막한 중앙선 기적소리 물살 에 앉았다 입술이 젖어왔다 부드러운 가슴 사이로 캄캄한 숨결이 밀려왔다 늪이 뜨겁게 흔들렸다 어깨를 감싸듯 다가오는 낮은 건반소리에 깃털이 날리고 건너편 강 언덕에 나부끼던 억새꽃 하나 꺾였다 헤이즐넛 향이 슬프다 이윽고 좋은 빛깔 로 빚어진 석양이 그리움을 걷어 갈 때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마른 수초 사이 를 헤엄쳐 나온 물오리 한 쌍 하늘로 날아올랐다




| 자목련 피는 밤
| 혼자 걷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