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단

 

바다란 말이냐
눈 덮인 얼음판을 미끄러지며
매서운 바람을 부여잡고
하늘로 하늘로 올라왔는데
그래, 여기가 바다란 말이냐
그것도 외로운 섬 하나
흔들리는 돛배 한 척 없는
망망대해더란 말이냐
내 젖은 마음 싣고 날아갈
천황봉은 어디 있고
독경소리에 옷자락을 담글
화엄사는 또 어디 있단 말이냐
소리쳐도 메아리 없고
눈길가도 끝이 없는
이 운해 자욱한 노고단에 서서
나 어쩌란 말이냐




| 장끼, 오늘 오후에 죽다
| 글쎄 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