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月 山河

 

화약 연기에 취하고
탄흔에 수족 잘린 채
아물지 않은 속살 감추며
말없이 서있다

바람은 검은 숲을 헤치며
순수 젊음의 붉은 피 스민
푸석 푸석한 사토 위를 활주하는데
아카시아 작은 잎들이
고지를 점령하고 내 흔드는 함성은
지친 시간마저 아프게 하는구나

피와 땀이 흘러 강을 이루고
그 강 위에 이념의 배 한 척 띄운 우리
노랫가락 흥겨움에
물빛 평화로움에
촛농 지는 밤에도 이슬 피는 아침에도
미쳐 산을 보지 못했던가

외로움에 치를 떨던 동자 꽃 하나
서슬 퍼런 햇살 피하며
뜨거운 기억을 연주하듯
무너진 군화자국 옆에서
또 고개 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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