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름을 지은 어느 풀꽃에 대하여
나는 너의 눈부신 시선 앞에 절망한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하늘빛 숨결 그리고 너의 섬세한 꽃술이 펼치는 아름다운 몸짓에 나도 바람도 이내 숨을 멎고 만다
나는 자스민 향이 가득 스민 너의 포근한 품속에 묻혀 홀로이고 싶은 무모한 희망을 황홀히 체념하고 싶다 아니 너의 가슴속에 오래 살아남고 싶다
아침, 이슬 내음을 머금은 반가운 웃음으로 언제나 단아한 모습으로 늘 같은 색깔로 말을 걸어오는 너는 나의 또 다른 별 아무도 탐할 수 없는 가장 아름다운 나의 꽃이다
나는 놓치듯 띄워 올린 너의 이름을 따라 지우듯 사라져 가는 빛나는 외로움을 날려보내며 너의 붉은 입술에 뜨겁게 저항하는 잔인한 보호색이 되고 싶다 아니 너의 가슴속에 오래 불타오르고 싶다 우리 모른 체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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