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바다

 

하루종일 달려와
물에 닿는 기쁨이 넘치고
혼자서 떠났던 갈매기도
썰물을 따라 돌아오는 곳

여기저기 흩어진 어구와 폐선
녹슨 닻이 널려있어 더욱 너르고
아름다운 곳

그리움만 싣고 오고가는 빈배나
주체를 못해 흔들리는 바람이나
그 바람에 마음을 뺏긴 사람들이나

잠시 후
먼 수평선에 비단 폭을 풀고
황홀한 이별을 준비하는 곳
사랑이 슬픔처럼
날마다 키가 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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