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4
학교에서 돌아오다
무심코 처다 본 하늘이 너무 높아
울음이 나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날은
반쯤 허물어진 우리 집 담장 밑에
봄에 심은 코스모스가
연분홍으로 춤을 추었지요
사립문을 밀면
집 안은 텅 비어있었고
어머니는 뒷산 밑 밭이랑에서
마지막 뙤약볕과 싸우고 계셨습니다.
땀에 젖은 수건으로
마른 외로움을 훔치시던 어머니
흙 묻은 치마폭에 꼭꼭 싸두신 고구마도 한 개
어깨위로 맴도는 잠자리도
한 마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