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대교 참새

 

성산대교 남단 다리 밑에 가면
아직도 상중인 참새 한 마리가 있습니다
부서진 나뭇가지 여기저기 뒹굴고
땟국 절은 깃털이 낮게 나는 곳
달리던 자동차도
이쯤에선 속도를 내지 못합니다

며칠 전 메케한 기름내를 피해
강가로 해바라기를 가던 어미가
문명의 고압선에 자유를 걸어놓고
검은 타이어 자국에 그만
몸을 섞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빈소를 지키듯 오늘도
우중충한 다릿발에 기대선 어린 참새는
쪼아도 부리만 아프고
마셔도 가슴이 답답한 듯
다갈색 울음만 간간이 뿌리고 있습니다

조문이라도 하려는 듯
지나던 이들이 던지는 과자부스러기도
눈에 들리 없고 목에 넘어갈리 없습니다
이내 햇살이 문을 닫고 물결이 눈을 감으면
혼자보다 더 무서운 외로움에
가슴이 시리기 때문입니다




| 그 길에 붙잡혀
| 늦은 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