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그리고 밤



얼굴이 하얗다
혼자서는 오지 못하는 그녀
늘 꼬리를 감추었다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저 검은 동굴에서
한 점으로 시작한 그의 태생은
거친 숨소리와 함께 자라나
이미 우리의
기억을 헤아리고 있었다
섬짓한 겨드랑이 사이로
비릿한 음악이 흘러들고
외로운 아이가 세운 불빛이
주정처럼 깜박인다
노래소리 들린다
황홀한 춤사위 정렬적인 몸짓이
어둠을 휘감아 터질듯이 달려든다
눈을 감고 입술을 내밀어
그 차가운 가슴을 받고 있는데
하얀 어둠만
손끝에 그리움 묻히고
돌아간다


| 바람 난 바람
| 정동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