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의 꿈

직립의 꿈

 

 

줄기차게 하늘로 치솟는

너의 꿈은 무엇이냐

하얀 뼈를 곧추 세우며

끝없이 밀어 올리는 너의 시도는 무엇이냐

지표를 뚫고 둥근 철관을 지나

도도하게 뻗어 올라가는 너의 의지가

불과 5미터 상공에서 번번이 꺾여버리는 것을

그 무모함을 비웃기라도 하듯

바람마저 너의 몸을 포말로 부수며

무지개를 그리는데

그래도 멈추지 못할 꿈이 있더란 말이냐

 

늦가을 정오

해남군청 앞 분수대 옆에서

직립의 꿈을 찾다가

말 못할 신열만 가슴 가득안고

돌아섰다

 

 

 

 




| 우중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