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양수리를 아느냐

 

춤을 추는 것이냐
소매 끝을 들어 눈물을 닦는 것이냐
금강산 태백산에서 탯줄을 끊고 내려온
선남 선녀가 몸을 뒤섞고 있는데
왜 저리도 하얀 물안개만
옷을 벗고 있느냐

격정의 몸짓 없이도
달콤한 말 한마디 없이도
눈 시린 사랑을 끝없이 쏟아 내는
강물 어디에도
그 긴 긴 기다림의 아픔을
내비치는 눈빛이 없고
선홍빛 석양이 가득한 바다가
너무 멀다는 탓함이 없는 것을

수종사의 범종소리 보다 짧게 끊어지는
화르르 타오르다 사그라지는
우리네 사랑이 무엇을 알겠느냐




| 누군가를 가슴에 안고 사는
| 겨울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