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이 없다

 

1998년 그해 초부터 난리였다 누가 나라를 이 꼴로 만들었는데 누군 다리 뻗고 자고 누구는 밤잠 못 자고 설친다고. 눈으로 보지 않아 알진 못하지만 화가 나도 단단히 난 모양이다. 공중파 어깨를 앞세우더니 금반지 내 놓으라 금목걸이 내 놓으라 칼만 빼고 다 내 놓으라. 돌아가신 조상어른 피붙이 정표까지 다 내놓으라고 몰 아붙이더니 그래도 성이 덜 찼는지 봉급을 내놓아라. 잘 라 버린다. 무장 해제된 포로들 앞에 못할 말이 없다. 그래 맞아, 더 잘라야 되, 반으로 콱 깎아 버려, 지금까 지 해먹은게 얼만데, 다 같이 도마 위에 있으면서 여기 저기서 적전분열이 심상치 않다. 구석에서 달달 떨고 있 던 아내 곁에 겨우 재워둔 아이들까지 일어나 난리다. 방법이 없다. 그래 날 잡아 먹어라.




| 백화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