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 붙이는 여자

 

눈을 뜨면 날마다
꿈을 꾸는 여자가 있다
밤 덜 지난 선잠을 깨도 좋고
문살을 밟고 선 햇살에 겨우 눈을 비벼도 좋은 여자
화장대에 앉은 아침처럼
상큼한 향기가 더 이쁜 여자
고운 이마를 살짝 눌러보고는
가느다란 곁눈질로도
마당가 살구꽃을 피우는 여자가 있다
서느러운 바람 한 가닥 골라 머리 결을 풀고
오늘 있을 누군가와의 즐거운 상상에
눈꺼풀 가볍게 떠는 여자가 있다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도
언제나 가는 붓살로 밀쳐버리고
긴 속눈썹을 붙이는 여자가 있다
하늘로 살짝 치켜든 그 꿈사위로
날마다 세상을 감금하는 여자가 있다
그렇게 가둔 세상이 별 만큼 많아도
가슴에 별 하나
묻지 못하는 여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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