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촌리 463번지의 초가



서쪽하늘엔 불그스레
세월 자락이 펄럭이고
감나무 잎 진 가지에 매달린
그리움 따라
어머니 창백한 눈길이
빈 마당에 머무는 곳

뒷산 솔숲에선 바람이 울고
뜰안 장단지 옆에 고이 놓은
정화수 한 그릇에
어머니 타다만 가슴이 비치는 곳

해묵은 초가집 추녀 끝으로
그을음이 뚝뚝 떨어지고
사립문 밖 길섶에 하얀 들국화
어머니 스물 다섯에
홀로된 눈물로 피어 있는 곳

날마다 달려가도
아직도 못 다 간
지금은 없는 내 고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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